예전에 <혼자를 기르는법 > 관련해서 썼던 글 꼭지가 있네요. 한문단 옮겨와봅니다. 청년이라는 주제를 다루자면 주거 문제 역시 피할 수 없다. 2015년 서울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청년 가운데 약 20% 이상이 ‘주거 빈곤층’이다. 정치권 인사들이 선거 행보를 시작할 때 고시원은 이제 시장만한 명소가 되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 듯 ‘시다' 역시 작은 고시원 방 한 칸에서부터 독립을 시작하는데, 1.2L 리빙박스에 거주하는 햄스터 ‘쥐윤발'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며 주거의 문제를 면밀하게 포착한다. ‘시다'가 인테리어 설계 사무소의 막내라는 사실도 여기에 한 몫을 더한다. ‘시다'는 인간이 사는 데에 필요한 공간의 넓이, 그리고 공간을 채울 사물들까지 여러 화에 걸쳐 상상하지만 사실 그녀는 집주인의 요청으로 이사한 곳에 전입 신고조차 할 수 없는 처지다. 그녀는 여기에 있으나 ‘없는’ 존재인 것이다. 집에 있어서, ‘시다’의 욕망과 현실은 한번도 일치한 적이 없다. 깔끔한 인테리어를 꿈꾸지만 꽃무늬가 점철된 방으로, 창문이 있는 방을 원했지만 창 밖엔 옆 건물 벽밖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계속해서 균열이 발생한다. '시다'와 집 사이에 일어나는 끊임없는 불화는 지금 우리 사회의 청년 모두가 겪는 문제다. 치솟는 집값과 발목을 잡는 학자금 대출, 그에 비하면 택도 없이 낮은 급여 사이에서 독립을 꾀할 수 있는 창구는 ‘시다’와 마찬가지로 고시원 뿐이다. 청년에게 ‘독립’이란 가난을 껴안지 않으면 불가능한 선택지인 것이다.
도민 평균 월급은 제자린데 다 어떻게들 사시나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