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비례대표 출마선언문, 임푸른>

 

정치하는 트랜스젠더 임푸른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 예비후보 임푸른입니다.

저는 30대 트랜스젠더이며, 현재 법적인 성별은 ‘남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성소수자단체 활동가로서 사회 운동을 시작했고,

현재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 성소수자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들이 받는 차별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정의당에서는 충남도당에서 총무국장으로 일했고, 성소수자위원회, 청년위원회 활동을 했습니다.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로서

 


 

 

저는 20대에 트랜스젠더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트랜스젠더들이 받는 차별에 대해 인식했습니다.

부모에게 커밍아웃을 했다가 쫓겨나거나 정신병원에 갇히거나,

따돌림을 당하다가 학교를 그만두거나,

구직과정에서 차별을 당하다가 취업을 포기하거나,

힘들게 들어간 직장에서도 아웃팅을 당해 쫓겨나듯이 그만두거나,

성폭행을 당해 신고하러 간 경찰서에서 오히려 차별을 받는 등.

트랜스젠더는 삶의 전반적이 영역에서 차별을 경험합니다.

그런 현실을 목도하고 저는 이 문제는 사회운동을 통해서 해결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성소수자 단체인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에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성소수자 문제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활동을 통해 게이, 레즈비언, 바이, 트랜스젠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가진 성소수자를 접했습니다.

그만큼 성소수자 운동도 군형법 개정, 생활동반자법 입법, 성별정정 법제화 등의 정책적 요구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성소수자의 인권과 관련된 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은 적은 없습니다.

 


 

 

사회적 소수자들의 기본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현실

 


 

 

연대활동을 통해 차별금지법제정연대를 접하면서, 저는 성소수자 뿐만 아니라 많은 소수자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민, 난민, 청소년,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홈리스 등 차별을 받는 요인은 다양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은 ‘혐오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소수자에 대한 반감이 팽배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트랜스젠더 하사가 강제전역을 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일의 본질은 국가기관에 의한 성소수자의 노동권 침해이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전역심사연기를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권고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 사건을 바라보는 여론은 트랜스젠더에게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이 일을 지켜보면서 트랜스젠더로 정체화한 이후 구직과정에서 차별을 당한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사회복지 전공자로서 현장에서 3년 근무한 경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트랜스젠더로 정체화한 이후 구직활동을 하면서, 트랜스젠더에게 직장이 얼마나 높은 장벽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번은 면접에 갔더니, 면접관이 제 이력서를 꼼꼼히 보고 당황하면서 ‘죄송해요 우리는 지금 여성만 뽑아요’라고 했습니다.

이력서에 붙인 제 사진만 보고 법적 성별이 여성이라고 생각하여 면접에 부른 것이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성소수자라서, 청년이라서, 이주민이라서, 장애인이라서 노동할 수 있는 권리는 보장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사회에 만연한 차별을 방치해야 합니까?

우리는 얼마나 더 차별을 목격해야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게 되는 것입니까?

고민하는 사이에도 여러분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많은 사회적 소수자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소수자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소수자가 될 수 있습니다.

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될 수도, 성적 지향을 깨달아 성소수자가 될 수도, 외국으로 이주하여 이주민이 될 수도, 해직당하거나 비정규직일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소수성이 원인이 되어 차별을 당할 때야 비로소, 이 사회가 소수자에게 얼마나 잔인한지 목도하게 됩니다.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멈추고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것은 모듬살이의 원칙이며 ‘사람 사는 세상’의 모습입니다.

소수자도 평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사회, 인권의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던 이번 정부의 행보를 보면, 그들이 말한 ‘사람’에 사회적 소수자도 포함되어 있는지 의문입니다.

 


 

 

청년도 사회적 소수자다.

 


 

 

저는 청년도 소수자라고 생각합니다.

비정규직으로 내몰리는 청년, 주거 문제로 인한 경제적인 부담 등 청년세대가 경험하는 불평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저 또한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88만원 세대에서 삼포 세대까지, 청년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언제나 청년이 받는 차별을 상징해 왔습니다.

하지만 50대 남성 자산가로 대표되는 국회는 청년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청년이 정치의 주체가 아니라 객체로 머물러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직 사회 경험이 부족한 청년으로써 제가 국회의원의 자격이 있는지 수없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88만원 세대에서 삼포 세대에 이르기까지, 제가 청년으로써 몸으로 경험한 불평등의 해결을 위해 정치의 주체가 되겠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투명인간을 위한 정치

 


 

 

고 노회찬 대표님이 말씀하셨던 6411번 버스를 타는 사람들.

분명히 이 사회에 존재하고 있지만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떤 차별을 겪고 있는지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들.

투명인간이란 말은 사회적 소수자와 다름없는 말입니다.

저는 성소수자 당사자로서 사회적 소수자들이 겪는 차별을 가시화하고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입법하기 위해 제도권 정치에 도전해보려 합니다.

 

 

 

청년이, 성소수자가, 모든 사회적 소수자가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없도록 하는 극심한 양극화와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국회의원으로서 기득권 구조를 타파하고 진보정치를 실현하여 정치가 그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정의당만이 만들 수 있는 국회의원, 청년 성소수자 후보 임푸른에게 많은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소수자도 행복한 사회가 모두가 행복한 사회입니다.

 

 

 

2020년 2월 12일

 

정의당 임푸른 드림